경찰 무능 항의 시위자 2명 총맞아 사망…"범인 잡을 때까지 시위"

(뉴델리=연합뉴스) 나확진 특파원 = 파키스탄에서 실종된 6세 소녀가 성폭행당한 뒤 살해된 채 발견돼 시민들의 공분이 일고 있다.

12일 현지 일간 돈(DAWN) 등에 따르면 지난 4일 동부 펀자브 주 카수르에서 종교교육시설의 이슬람 경전 쿠란 수업을 받고 귀가하던 자이나브(6·여)가 실종됐다.

자이나브의 가족은 경찰에 신고했고, 경찰은 닷새가 지난 9일 길가 쓰레기 더미에서 자이나브의 시신을 발견했다.

자이나브의 얼굴 등에는 구타당한 흔적이 분명했고, 부검결과 자이나브는 살해되기 전 성폭행을 당했을 것으로 추정됐다.

카수르에서는 자이나브의 시신이 발견된 9일부터 경찰의 무능을 탓하는 시위가 벌어지기 시작했다.

자이나브의 장례식이 벌어진 10일에는 200여 명의 시위대가 경찰서에 돌을 던지고 몽둥이를 휘두르다 경찰이 쏜 총에 맞아 2명이 숨졌다.

경찰은 시위대를 겨냥해 총을 쏜 혐의로 경찰관 등 6명을 체포했지만, 시위는 점점 격화해 11일에는 지역 정치인 사무소와 차량 여러 대가 불에 탔다. 시위대는 범인이 검거될 때까지 시위를 멈추지 않겠다고 밝혔다.

펀자브 주도 라호르에서도 펀자브대학교 학생 등의 도로 점거 시위가 벌어지는 등 시위는 파키스탄 전역으로 시위가 확산했다. 소셜미디어에는 이번 사건 범인의 조속한 검거를 촉구하는 글이 잇달아 올라오고 있다.

파키스탄 사마TV의 여성 앵커 키란 나즈는 이번 사건에 대한 항의의 뜻으로 11일 피살된 소녀와 비슷한 또래인 자신의 딸을 무릎에 앉히고 뉴스를 진행했다.

야당은 셰바즈 샤리프 펀자브 주 총리와 라나 사나울라 펀자브주 법무장관의 사퇴를 촉구하고 나섰다.

샤리프 주 총리는 11일 자이나브의 집을 찾아가 유족들에게 위로를 전했다. 또 범인 검거에 도움을 준 제보자에게 1천만 파키스탄루피(9천600만원)를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ra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