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니스계의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정현(58위)의 4강 상대가 예상대로 로저 페더러(스위스·2위)로 확정됐다.

페더러는 24일 새벽(서부시간) 호주 맬버른에서 열린 호주오픈 테니스 챔피언십 남자 단식 8강전에서 토마시 베르디흐(체코·20위)를 3-0(7-6<7-1> 6-3 6-4)으로 꺾고 4강행 막차를 탔다.

페더러는 베르디흐를 상대로 최근 9연승을 거두며 20승 6패로 압도적인 우위를 보였다.

이에 따라 남자 단식 4강은 정현-페더러, 마린 칠리치(크로아티아·6위)-카일 에드먼드(영국·49위)의 대결로 압축됐다.

페더러는 테니스 역사상 가장 굵은 발자국을 남긴 선수로 통산 19번의 메이저대회 우승으로 이 부문 최다 기록을 보유했고, 호주오픈에서도 5차례 정상에 올랐다. 경력만 놓고 본다면 페더러의 압도적인 우세임이 틀림없다.

페더러는 베르디흐와의 8강전을 마친 뒤 인터뷰에서 정현의 상승세에 경계심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정현과 경기하게 돼 무척 즐겁다. 그는 노박 조코비치를 상대로 믿기 힘든 경기를 했다"며 경계심을 늦추지 않았다.

페더러는 "이 세계에서 조코비치를 꺾는다는 게 정말 어려운 일이라는 걸 알고 있다. 조코비치가 정현과 경기에서 110%의 컨디션이 아니었을지 모른다. 그래도 그의 상태는 괜찮았다. 정현이 그를 꺾어 굉장히 놀라울 뿐"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페더러는 정현을 상대로 공격적으로 경기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정현의 플레이를 유심히 분석해야 할 것 같다. 그는 수비에서 특히 뛰어난 능력을 지녔다. 마치 조코비치와 같다"면서 "지금 당장은 (준결승에서) 어떻게 경기할지 말하기 힘들다. 확실히 말할 수 있는 건 공격적으로 나서겠다는 것뿐"이라고 강조했다.

정현과 페더러의 준결승전은 LA 시각으로 26일 오전 0시30분부터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