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우이 산불 8개월 만에 보고서

지난해 8월 하와이 마우이섬에서 발생한 산불은 통신 두절과 소방 출동 시간 지연 등으로 인해 더 악화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17일 AP통신과 CNN방송 언론에 따르면 마우이 소방국은 전날 발표한 화재 사후 조치(After-Action) 보고서에서 이런 문제점들을 지적했다. 대규모 산불이 발생해 101명의 목숨을 앗아간 이후 약 8개월 만에 나온 보고서다.

마우이 소방국의 의뢰로 국제소방서장협회 지부인 서부소방서장협회가 작성한 보고서에 따르면 기상 예보관들이 산불이 나기 닷새 전부터 가뭄과 강풍으로 산불 위험이 크다고 경고했지만, 마우이 소방서는 대원들을 주요 위험 지역에 배치하는 조처를 거의 취하지 않았고 긴급 상황 시 필요한 장비를 갖춰놓지도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화재 발생 직후 근무자였던 소방대원들은 소방차에 필요한 장비를 모아 싣고 화재 현장에 도착하는 데 1시간 가까이 걸렸다.
비상 상황에서 두절된 통신 문제도 지적됐다. 산불로 광섬유 케이블이 불타고 전기가 끊기면서 휴대전화가 작동하지 않았고, 무선 통신에도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관련 당국자들과 소방관들끼리도 통신이 잘 이뤄지지 않았고, 주민들도 화재 경보 알림을 받지 못했다. 재난 당국은 하와이에 설치된 비상 사이렌 네트워크를 이용해 주민들에게 경고하지도 않았다.

보고서는 또 19세기 외지인들이 섬에 들어와 땅을 파인애플과 사탕수수 농장으로 전환한 뒤 1900년대 후반에 농장들이 문 닫으면서 휴경지가 외래종 풀로 뒤덮였고, 이것이 가뭄의 장기화 속에 쉽게 불붙을 수 있는 '연료층'으로 작용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번 보고서에서 화재의 원인은 규명하지는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