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남 피살 후 처음 공식 석상 등장 김정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이복형 김정남이 피살된 이후 처음으로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조선중앙TV 등 북한 국영매체는 15일 김 위원장이 아버지 고(故)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일인 광명성절(2월 16일) 75돌을 기념해 평양체육관에서 열린 보고대회에 김정은 위원장이 주석단에 나왔다며 관련 영상을 보도했다.

 이복형인 김정남이 지난 13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공항에서 20대 베트남 국적 여성을 포함한 테러리스트들에게 피살된 이후 대외에 모습을 보인 첫 공개일정이었다. 행사 영상에서 김정은은 내내 어둡고 침울한 표정이었고, 뭔가를 고민하는 듯한 표정으로 허공을 응시하는 모습이었다.

 특히 행사 참석자들의 박수를 받으며 퇴장할 때는 주석단이나 청중석에 눈길을 주지 않고 손도 흔들지 않았다.

 과거에도 김정은은 친족의 생명을 뺏은 뒤 공식석상에서 흐트러진 모습을 보인 적이 있었다. 그는 자신의 고모부이자 후견인이었던 장성택을 처형한 지 닷새 만인 지난 2013년 12월 17일 아버지 김정일 위원장의 2주기 중앙추모대회 행사에 참석했는데, 이때도 헝클어진 머리에 초췌한 표정을 하고 시선을 허공에 두는 모습을 보였다.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은 보고에서 "지상대지상 중장거리전략탄도탄 북극성 2형 시험발사 완전 성공의 장엄한 불뇌성은 태양조선의 최대의 민족적 명절인 광명성절을 더욱 빛나게 장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정남 피살 관련 언급은 전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