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유사시 대비 미국인 23만명 해외 대피
작년 이어 7개월만, "보다 실전적 훈련할 것"
한반도 위기설 맞물려 미묘한 긴장감

 주한미군이 한국 내 미군 가족과 미국 민간인을 해외로 대피시키는 훈련을 할 것으로 알려져 관심이 쏠린다. 7개월만에 재개되는 훈련으로 한국 내 거주 미국인은 주한미군 2만8500명을 포함, 23만여명에 달한다. 

 23일 한국경제신문은 한국군 소식통을 인용해 이 같이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한국군 관계자는 "올 6월 주한미군이 한국 내 거주 미국 민간인 및 미군 가족 등을 해외로 이동시키는 대피 훈련 '커레이저스 채널'(Courageous Channel) 을 펼친다"며 "실전을 가정한 대피 훈련 및 시뮬레이션 훈련 등이 동시에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커레이저스 채널 훈련은 대구에 주둔하는 주한 미 8군 예하 19전구지원사령부 주도의 훈련이다. 북한과의 전쟁을 포함한 한반도 유사시 한국 내 미국 민간인을 안전하게 해외로 대피시키는 게 훈련 목표다. 

 주한미군 추가 대피 훈련 계획은 북한 6차 핵실험 우려로 트럼프 미국 행정부와 시진핑 중국 정부의 대북 압박 발언 수위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미묘한 긴장감을 더한다. 최근 미국의 북한 폭격설과 미국 칼빈슨 핵추진 항공모함 전단의 한반도 진입 등으로 한반도 위기가 그 어느 때보다 고조된 상황이라 더욱 그렇다. 직전 커레이저스 훈련도 북한의 5차 핵실험 직후인 지난해 10월31일∼11월3일 열린 바 있다. 

 이번에도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미군 가족과 미국인 등 일부를 수송기에 태워 일본 미군기지로 대피시키는 훈련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0월 훈련 당시 주한미군은 어린이를 포함한 미군 가족 수십 명을 평택 캠프 험프리스에서 헬기에 태워 대구 공항으로 이송한 다음, C-130 수송기로 주일 미군기지로 대피시킨 바 있다.
 실제로 미군 가족이 한반도 밖 대피 훈련을 실전처럼 펼친 건 7년 만에 처음이었다.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고조된 데 따른 조치로 해석됐다.

 주한미군이 이번에도 작년과 같은 방식으로 커레이저스 훈련을 할지는 아직 확정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주한미군은 북한이 6차 핵실험을 준비하는 등 한반도 긴장 수위가 높은 상황에서 실전적인 훈련을 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한편 현재 한반도로 향하고 있는 핵항모 칼빈슨 전단은 23일부터 서태평양 해역에 일본 해군과 서태평양에서 공동 훈련에 돌입한다고 일본 요미우리신문 등이 보도했다. 칼빈슨 항모 전단은 자위대 호위함 등과 함께 한국 동해 방향으로 북상하며 함포 조준 훈련도 펼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