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FDA, 사람 대신 당뇨 망막병증 진단 등 안과용 의료기기 'IDx-DR'최종 판매 승인

[뉴스인뉴스]

정확도 90% 육박, 실명원인 질환 조기 발견
"향후 많은 영역서 인공지능 의사 대신할듯"

의사의 도움 없이 스스로 병을 진단할 수 있는 인공지능(AI) 의료기기가 미국에서 처음 판매 허가를 받았다. 전문의처럼 환자에게 진단서를 발급할 수 있는 '인공지능 의사'가 탄생한 것이다. 세계 첫 의료용 인공지능인 IBM 왓슨이 의사를 보조해 암 진단을 했다면, 이번 인공지능 의료기기는 한발 더 나가 사람을 대신하는 단계로 발전했다.

조선일보에 따르면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미국 의료기기업체 IDx가 개발한 안과용 인공지능 의료기기 'IDx-DR'에 대해 최종 판매 승인을 내렸다고 11일밝혔다.

IDx-DR은 환자의 눈 영상을 분석해 당뇨 망막병증을 진단한다. 당뇨 망막병증은 고(高)혈당으로 인해 망막 혈관이 손상돼 시력이 떨어지는 질환이다. 심할 경우 실명(失明)까지 할 수 있다. 이 의료기기가 본격 보급될 경우 환자는 병원에서 오랜 시간 전문의 진료를 기다리지 않고 일반 의사나 간호사의 도움을 받으면서 간편하게 검사를 할 수 있을 전망이다.

당뇨 망막병증은 발병 초기에 별다른 증상이 나타나지 않아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FDA에 따르면 미국에서 매년 2만4000명이 이 질환에 걸리는데, 절반 이상이 제때 검사를 받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안과 전문의 진료 예약이 쉽지 않고, 대기 시간이 길어 정밀 검사를 생략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당뇨 망막병증은 실명 원인 1위 질환 중 하나로 꼽힌다.

IDx-DR은 환자의 망막 영상만으로 1분도 안 되는 짧은 시간에 당뇨 망막병증을 진단할 수 있어 이런 문제를 상당 부분 해소할 것으로 기대된다.IDx는 머신러닝(기계학습)을 통해 전문의보다 빠르게 병을 진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질환이 발견될 경우 인공지능은 수술·치료가 필요하다는 소견과 함께 한 장짜리 진단서를 안과 전문의에게 전달한다. IDx-DR은 지난해 900명의 당뇨 환자를 대상으로 한 미국 임상 시험에서 87.4%의 정확도로 당뇨 망막병증 환자를 가려냈다.

글로벌 IT(정보 기술) 기업들도 의료용 인공지능 개발에 뛰어들고 있는 가운데 의학 관계자들은 "인공지능은 아직 사람에 비해 미흡한 점이 있지만 영상을 분석하는 알고리즘이 정교해지고 있고 임상 경험을 통해 데이터가 쌓일수록 정확도가 높아지기 때문에 향후 많은 영역에서 의사를 대신해 병 진단을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