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시장안정대책 발표…"은행권 담보 가치 상향 조처도 단행"
리라화, 대책발표 직후 잠시 안정되다 다시 하락세…"개입 시점 더 빨랐어야"

(이스탄불=연합뉴스) 하채림 특파원 = 터키리라화 폭락에 중앙은행이 개장에 앞서 긴급 시장 안정대책을 내놨다.

터키중앙은행은 13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시중 은행에 필요한 '모든 유동성'을 제공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중앙은행은 "일일·야간 유동성 공급과 관련, 중앙은행은 은행이 필요한 모든 유동성을 제공할 것"이라며, 갑작스러운 자금 수요에 전적으로 부응하겠다고 약속했다.

구체적으로 중앙은행은 시중 은행의 리라 채무 지급준비율을 250bp 인하했다. 지급준비율을 낮추면 은행의 가용자금이 늘어난다.

또 비핵심(non-core) 외환 채무에 대해서는 부분적으로 지급준비율을 400bp 하향 조정했다.

이런 조처로 시중에 각각 100억리라와 60억달러 현금 유동성과 30억달러에 해당하는 금 유동성이 공급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중앙은행은 기대했다.

중앙은행은 또 은행에 1주짜리 외에 한 달짜리 외환 자금을 제공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은행의 신뢰를 높이기 위해 필요하다면 은행의 외환 보유고를 상향하는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다.

아울러 은행이 리라 거래에서 자산 담보를 보다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끔 담보에 적용되는 '할인율'을 다양하게 조정했다. 이 조처로 은행의 담보 자산의 가치가 38억리라 가량 늘어나게 된다.

중앙은행은 "시장의 가격 안정성과 변동을 주시할 것이며 금융시장의 안정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모든 조처를 이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앙은행의 이날 발표 후 리라화는 지난 주말 수준으로 안정되는 듯 보였으나 다시 낙폭이 커졌다. 중앙은행의 개입이 미흡하거나 늦었다는 반응으로 해석된다.

이날 오전 11시 현재 리라는 주말 마감 때보다 6% 이상 가치가 떨어져 1미달러당 6.8807리라에 거래 중이다.

전문가들은 터키 당국의 대책 발표가 타이밍이 늦었다고 지적했다.

블루베이애셋매니지먼트의 티머시 애시 전략가는 로이터통신에 "대책이 아시아 시장이 열리기 전에 나와야 했다"면서 "터키 당국은 항상 그래프를 뒤쫓아 가며, 너무 늦다"고 말했다.

tr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