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0년 만에 최고…일자리 부족, 각박한 사회 등 이유, "외국서 새로운 삶 개척"

[뉴스포커스]
병역의무 강화 국적이탈자외 자발적 포기 급증
최소 50만 달러 투자 미국 투자이민에 큰 관심
경제·교육 등 '삶의 질'외에 미세먼지도 한 몫

대한민국 국적 포기자가 올 10월 기준 3만명을 넘어서면서 최근 10년 중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10년 새 연간 2만명 선을 유지하던 국적포기자가 올해는 10개월 만에 벌써 3만명을 돌파한 것. 올해 국적이탈자가 예외적으로 늘어난 탓도 있지만 이민 등으로 국적을 자발적으로 포기한 한국인이 예년에 비해 크게 증가했다는 분석이다.

24일 주광덕 자유한국당 의원이 법무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 1~10월 대한민국 국적을 상실한 사람은 2만3791명, 국적을 이탈한 사람은 6493명으로 국적포기자는 총 3만284명으로 집계됐다.

최근 10년(2008~2017) 사이 국적 포기자가 연간 2만명 선이었던 것과 비교해 크게 늘어난 것이다. 국적 포기자는 이민 등을 통해 외국 국적을 자진 취득해 자동으로 대한민국 국적이 상실되는 국적 상실자, 즉 '이민자'와 선천적으로 복수 국적인 사람이 법정 기간 내 외국 국적을 선택하는 '국적 이탈자'로 나뉜다.

올해 국적 포기 증가는 병역의무가 강화된 재외동포법 개정안이 지난 5월부터 시행되면서 예외적으로 국적이탈이 늘어난 탓도 있지만 그에 못지않게 이민 등으로 한국 국적을 자발적으로 포기한 사람이 급증한 영향도 적지않다.

올 1~10월 국적상실자 2만3791명 중에서도 귀화로 외국 국적을 취득한 한국인은 2만1022명으로, 지난해 대비 3305명, 2008~2017년 평균 1만8925명에 비해 2097명 늘었다. 이같은 추세가 지속되면 올해 연간전체로 국적상실자는 3만명에 접근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엔 한국인의 이민영향이 가장 큰 것으로 추정된다. 저성장과 일자리 부족, 각박한 사회 현실 등 부정적 요인 때문에 외국에서 새로운 삶과 가능성을 찾으려는 사람들이 늘어난 것이란 분석이 많다.

실제 한국서 열리는 이민설명회마다 이민을 희망하는 사람들로 성황을 이뤄 한국인들의 이민에 대한 관심은 어느 때보다 높은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참가자들은 미국 투자이민에 관심이 큰 것으로 이민알선 업체들은 분석했다.

이민업계에 따르면 대부분의 참가자들은 미국 투자이민(EB-5)에 가장 큰 관심을 보였다. 이민 코스 중 학력, 영어구사 가능 여부와 상관없이 자금만 있으면 되는 방법이다. 투자자들이 최소 50만달러 이상 투자를 해 미국 내 일자리를 10개 이상 창출하면 영주권을 받게 된다.

이민을 희망하는 이유로는 주로 경제, 교육 환경 등 '삶의 질'을 고려한 것이 많지만 최근에는 한국의 심각한 미세먼지 등의 요인도 한몫하고 있다.

미국 이민을 계획 중인 한 40대는 "내가 겪은 한국사회의 무한 경쟁을 자녀들에게는 물려주고 싶지 않아 한국을 벗어나고 싶다"며 "특히 요즘에는 미세먼지 등 환경도 너무 나빠 결정적으로 이민을 서두르게 됐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