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진단]

트럼프 트레이드 마크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MAGA 모자 미국 사회 곳곳서 갈등 조장

모자 쓰고 다닌 부부, 쇼핑몰서 총격 위협
14세 소년, 신발 가게 주인으로 부터 폭언
한 가주 여고생은 모자 못쓰게한 학교 고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트레이드 마크인 'MAGA 모자'가 미국 사회 곳곳에서 갈등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빨간색 바탕에 흰 글씨로 트럼프의 2016년 대선 슬로건인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라는 문구가 쓰여있는 이 모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2020년 재선 준비에 나서면서 다시 지지자들로부터 인기를 얻고 있다. 지지자들이 너도나도 이 모자를 많이 쓰고 다니면서 트럼프 반대론자들과 심한 충돌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CNN에 따르면 지난 16일 켄터키주의 한 쇼핑몰에서는 57세 남성이 부부를 총으로 위협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 남성은 피해 부부에게 "오늘은 죽기 좋은 날"이라며 총을 겨눴다. 이 남성은 경찰에 "그들이 MAGA 모자를 써서 그랬다"고 진술했다.

이틀 뒤인 18일 캔자스주의 한 신발 매장에서는 MAGA 모자를 쓴 14세 소년이 점원으로부터 출입을 제지당하며 욕설을 듣는 일이 벌어졌다. 소년의 어머니는 언론에 "내 아들은 그저 MAGA 모자를 쓰고 있었을 뿐"이라고 했다. 논란이 커지자 신발 매장 본사는 사과 성명을 내고 해당 점원을 해고했다.

캘리포니아주에서는 여고생이 MAGA 모자 착용을 금지하는 학교를 고소하는 일도 있었다.

중가주 프레스노 소재 클로비스노스고등학교를 다니는 매디 뮬러는 지난 20일 밸리 패리어츠라는 단체의 시위 일환으로 이 모자를 쓸 계획이었으나 학교측에서 "교내에서는 특정 로고가 담긴 의류는 착용할 수 없다"는 복장 규정을 내세워 뮬러가 해당 모자를 쓰지 못하도록 했다.

뮬러는 "'MAGA'는 로고가 아니라 정치적인 발언"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내가 아는 한 '트럼프'는 로고가 아니다"라면서 "그건 그저 대통령의 성(姓)이며, 우리나라 대통령을 의미할 뿐"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애국자로서 내 나라에 자부심을 보이려고 하는 게 어째서 부적절하냐"고 반문했다.

이에대해 학교측은 MAGA 모자의 착용을 금지한 것은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거나, 정치적인 태도를 문제삼은 것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단지 캠퍼스 내 혼란을 막기 위해서라는 것이다. 클로비스 통합 교육구의 수석 커뮤니케이션 책임자인 켈리 애반츠는 "우리가 제시하는 복장 규정의 핵심은 아이들이 학교에서 안전함을 느끼고 공부에 집중할 수 있도록 산만함을 없애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