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속 185㎞ 강풍 강타…"5~10분가량 기울어" "죽는구나 했다"
최소 8명 부상…각종 비품 넘어지고 깨지고 날아다녀 '아수라장'

(뉴욕=연합뉴스) 이귀원 특파원 = 관광객들 태우고 미국 뉴욕항을 나선 대형 크루즈선이 해상에서 강풍을 만나 선체가 좌측으로 급격히 기우는 위기일발 상황이 벌어졌던 것으로 전해졌다.

6일(현지시간) ABC방송을 비롯한 미국 언론들에 따르면 '노르웨지언 크루즈 라인'(Norwegian Cruise Line) 소속 크루즈선인 '이스케이프'(Escape) 호는 일요일인 지난 3일 뉴욕항을 출항했다.

플로리다주 캐너버럴 항을 거쳐 6일 카리브해의 바하마에 도착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뉴욕항 출항 당일인 3일 자정께 예상치 못한 강풍을 만났다. ABC방송은 당시 100노트(시속 185㎞)의 초강력 돌풍이 이스케이프호를 강타했다고 전했다.

강풍에 이스케이프호는 좌측으로 급격히 기울었고, 선내 테이블과 의자를 비롯한 각종 비품과 물품들이 넘어지거나 날아다니면서 승객들은 공포의 도가니에 휩싸였다.

당시 침대에서 영화를 보고 있었던 사만사 포스터는 배가 기울어지면서 공포에 사로잡혔다면서 굴러떨어지지 않기 위해 침대를 꼭 붙잡고 있었다고 말했다.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온 그는 크루즈선이 뒤집힐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이제 죽는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고 전했다.

과거 '노르웨지언 크루즈 라인'에서 근무했었던 뉴욕 출신의 로이 페르난데스는 "보이는 모든 것이 45도가량 기울었다. 배 좌현 쪽으로 보니 바로 밑에 물이 보였다"면서 "크루즈선이 약 5분에서 10분가량 왼쪽으로 기울어진 채로 있었다"고 말했다.

이스케이프호 승객들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뒤집힌 테이블과 의자, 옷걸이 등의 사진이 올라왔다. 또 일부 동영상에는 유리 깨지는 소리와 승객들의 비명도 들렸다.

선체가 기울어지자 이스케이프호는 응급 상황을 알리는 '코드 알파'를 발동했다.

또 최소한 8명의 승객이 다쳤다.

부상자들은 크루즈선 의료진으로부터 응급조치를 받은 뒤 이스케이프호가 5일 예정항로인 플로리다 캐너버럴 항에 도착한 후 인근 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노르웨지언 크루즈 라인' 측은 크루즈선 선체와 기능에는 이상이 없다고 밝혔으며, 바하마까지의 여행을 계속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lkw777@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