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선수 15명 236차례 플레이 버디 45개
'제5 메이저'로 불리는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의 개최지 TPC 소그래스의 상징인 아일랜드 그린 17번 홀은 골퍼들에게 큰 부담이다. 17번 홀 티박스로 가는 길부터 압박은 시작된다. 때로는 16번 홀로 향하기 위해 클럽하우스를 지나거나 16번 홀 페어웨이에서 들리는 관중 환호 소리에 선수들은 중압감을 느끼기도 한다.
17번 홀의 유명한 아일랜드 그린은 PGA 투어의 악명 높은 홀 중 하나다.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우승 향방이 온순해 보이는 이 파 3홀에서 결정된다. 누구에게는 꿈을 이루게 해준 영광의 장소이며, 누구에게는 악몽의 장소인 셈이다.
2011년 17번 홀에서 열린 플레이오프에서 데이비드 톰스를 누르고 우승한 최경주는 누구보다 17번 홀의 어려움을 알고 있다. 최경주는 "그 홀은 선수에게 큰 부담을 준다. 홀 주변이 모두 호수이므로 클럽 페이스를 떠난 후 누구도 결과를 장담할 수 없다. 오직 신만이 그 결과를 결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데이비드가 파 퍼트 준비할 때 나는 그 위치가 매우 어렵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연습 라운드 때 그 위치에서 퍼트를 했는데 그린 라이가 어렵고 약간 울퉁불퉁 했다. 데이비드가 퍼트를 했을 때 강하게 쳤다고 느껴졌고 실패했다"며 "어떤 기분일지 알기 때문에 참 마음이 좋지 않았다"고 우승 순간을 회상했다. 그는 "17번 홀이 유명해서 그 홀에서 연장전을 한다고 생각했다. 연장전에서 티샷을 준비할 때 '물에만 빠지지 말자, 그린에만 올리자'는 생각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최경주는 17번 홀에서 통산 53차례 플레이를 했다. 4개 버디와 6개 보기 이상 플레이로 4오버파, 통산 3.08의 타수 기록이다.
지금까지 PGA 투어에서 15명 한국(계) 선수가 17번 홀에서 236차례 플레이했다. 모든 선수의 플레이 성적을 합산하면 통산 11오버파로 3.04 평균 타수를 기록하고 있다. 한국계 선수 중 17번 홀에서 가장 뛰어난 성적을 보여준 선수는 케빈 나다. 34차례 플레이에서 11개 버디와 단 3개 보기 이상의 성적을 기록, 통산 7언더파 2.79 평균 타수를 기록했다. 이러한 기록을 바탕으로 케빈 나는 플레이어스에서 2009년 공동 3위를 비롯하여 3차례 '톱10'을 기록했다.
김용일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