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간판 예능 ‘1박2일’이 관계 동영상 불법 촬영·유포 논란에 휩싸인 정준영(30)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며 방송 및 제작을 중단한다.

KBS는 15일 공식입장을 내고 “KBS는 최근 불법 촬영과 유포 혐의로 수사를 받는 정준영을 모든 프로그램에서 출연 정지시킨 데 이어, 당분간 ‘1박2일’ 프로그램의 방송 및 제작을 중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사실상 방송 중단 기간을 알리지 않아 무기한 결방이 예상된다. KBS는 당장 이번주 부터 ‘1박2일’ 방송 시간에 대체 프로그램을 편성하기로 했다. 애초 KBS는 기존 2회 분량 촬영분에서 정준영의 부분을 삭제 후 편집하는 방법을 선택했지만 현재 수사 상황이 급격하게 바뀌며 전면적인 프로그램 정비를 위해 방송과 제작 중단을 결정했다.

이에 앞서 경찰은 승리의 해외 투자자 성접대 의혹이 담긴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의 내용을 토대로 조사를 펼쳐왔는데 이 과정에서 정준영 등 지인들이 지난 2015~2016년 상대의 동의 없이 영상을 불법 촬영하고 유포한 사실이 드러났다. 이에 경찰은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 촬영) 혐의로 정준영을 정식 입건했다. 정준영은 14일 오전 경찰에 출석해 21시간 가량 조사를 마치고 15일 오전 귀가했다. 또 정준영 경찰 조사전 연예 활동 중단과 함께 소속사 메이크어스엔터테인먼트와 전속계약을 해지했다.

무엇보다 ‘1박2일’은 지난 2016년 정준영이 한 차례 ‘몰카’ 의혹이 불거졌을 때 정준영을 제대로 검증하지 않고 방송에 복귀시켰다. 사실상 당시 방송복귀의 물꼬를 터준 셈이 된 KBS는 이번 파문 후 거센 비판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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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이하 공식입장 전문이다.

KBS ‘1박 2일’ 방송 및 제작 중단을 알려드립니다

KBS는 최근 불법 촬영과 유포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는 가수 정준영을 모든 프로그램에서 출연 정지시킨데 이어, 당분간 ‘1박 2일’ 프로그램의 방송 및 제작을 중단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이에 따라 이번 주부터 ‘1박 2일’ 시간에는 당분간 대체 프로그램을 편성할 예정입니다.

KBS는 매주 일요일 저녁 ‘1박 2일’을 기다리시는 시청자를 고려하여 기존 2회 분량 촬영분에서 가수 정준영이 등장하는 부분을 완전 삭제해 편집한 후 방송하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사안의 엄중함을 인식하고 전면적인 프로그램 정비를 위해 이같이 결정했습니다.

KBS는 출연자 관리를 철저하게 하지 못한 점에 대해 깊이 사과드리며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겠습니다.

특히 가수 정준영이 3년 전 유사한 논란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수사 당국의 무혐의 결정을 기계적으로 받아들이고 충분히 검증하지 못한 채 출연 재개를 결정한 점에 대해서도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KBS는 앞으로 유사한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출연자 검증 시스템을 강화하는 등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