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모난 박스모양으로 기아차의 아이코닉과 같은 자동차 '쏘울'은 미국서 매년 평균 10만대 이상 팔린 기아차의 대표 차종 중 하나다. 그런 쏘울이 벌써 3세대 모델이 출시된다. 그런데 이번엔 정말 '확'바꼈다. 디자인과성능은 물론, 다양한 기능과 효율성 까지 모든 면에서 업그레이드된 3세대 쏘울은, 이전 모델보다 소비층의 범위를 크게 확대시킬 것으로 보인다.

얼마 전 샌디에고선 이러한 2020 쏘울을 뜯어보고 체험해 볼 수 있는 전국 언론 시승회가 열렸다. 1.6 터보엔진을 장착한 GT라인 7DCT과 X라인 IVT 2.0이 준비돼 있었다. 아름다운 자동차 여행지로 손꼽히는 샌디에고에서 다운타운 하드락 호텔을 출발해 해안과 산악도로 약 140마일을 쏘울과 함께 달려봤다. <샌디에고=한형석 기자>

▶자신감 넘치는 디자인

호텔 앞 광장에 진열된 2020 쏘울의 첫인상은 한마디로 '자신감'이었다. 여기에 세련미까지 더해졌다.

전모델보다 양쪽 헤드라이트가 위아래로 좁아진 가운데, 중간부 디자인을 헤드라이트와 맞춰 양쪽이 하나로 이어진 모양새다. 이에 더해 위쪽의 상향등과 전조등, 아래쪽의 방향지시등과 안개등까지 가로라인을 강조한 디자인이, 좀 더 자신감있고 세련된 느낌의 모습으로 탈바꿈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조금 커진 듯한 전면 그릴은 문양과 디테일에 많이 신경쓴 탓인지, 고급스러움을 더했다.

옆모습의 경우 바퀴 위쪽 휠하우스 음영, 하단부 투톤, 중앙 후면부까지 이어지는 캐릭터 라인 등이 더 날씬한 느낌을 선사했다. 외관상 크기는 조금 커진 느낌인데, 박스카의 원형을 유지하면서 크로스오버 차량의 향기도 풍겼다. 루프에서 뒷유리를 타원형으로 감싸는 후면 상단부는 혁신적으로 바뀐 부분 중 하나였다. 테일램프, 리어범퍼 등도 전 모델보다 더 날카롭고 역동적인 느낌을 줬다. 하단 가운데로 옮겨진 트윈 머플러와 그 주변의 디자인도 파워풀한 느낌에 기여했다. 이렇게 전체적으로 자신감이 넘치는 가운데, 전체적인 선은 공기저항도 최대한 신경 쓴 모습이었다.

▶세련되고 편해진 실내

실내는 전반적으로 사용자 친화적으로 잘 정리된 느낌이며, 곳곳의 세부 디자인에도 신경써 만족감을 높였다.

일단 운전대, 계기판, 센터페이스 등을 비롯해 운전대에 아래쪽에 붙어있던 기능 버튼들도 옆쪽으로 모아 훨씬 편해졌다. 센터페시아 구조는 에어컨디션 통풍구와 박스가 일체화돼 더 간결해진 모습이었다. 네비게이션 등을 보여주는 칼라 터치스크린은 10.25인치로 상당히 넓고, 3개까지 화면 분할이 가능했다. 위치도 계기판과 비슷한 수준으로 올라와, 운전중 시선 처리에 의한 피로도를 줄이고, 안정감은 높였다. 이 외에도 열선, 통풍시트, 드라이브 모드 버튼들은 기어 옆쪽 시동키 아래로 이동시키는 등 간결하고 깔끔해 졌다. 전모델의 텀플러 모양의 특이했던 스피커도 바꼈는데, 그 모양을 좋아했던 운전자들에겐 좀 아쉬울 수 있겠다.

앞좌석은 물론 뒷자석의 공간도 일반적인 성인 남자가 큰 불편함을 느끼지 않을 정도였는데, 특히 박스카 특성상 위쪽 머리공간이 상당히 여유있기에 앉은 키가 큰 사람도 문제없었다. 뒷쪽 등받이와 머리 받침대의 위치도 허리를 펴거나 엉덩이를 앞으로 조금 빼고 앉을때나 괜찮았다. 후면 화물 적재 공간 역시 상당히 효율적이었는데, 외관상 크기에 비해 꽤나 넓었다. 물론 뒷자석을 앞으로 접어 훨씬 넓게 사용가능했다.

▶향상된 성능과 첨단사양

주행은 도심, 고속도로, 해안, 산간 등 다양한 구간에서 이뤄졌다. 전체적인 NVH(Noise·Vibration·Harshness)는 매우 양호했다. 엔진음을 비롯한 외부 소음 유입도 거의 없었다. 전방 시야는 좌석 위치를 최대한 낮춰도 스포츠유틸리티(SUV) 차량에 견줄만큼 시원했다.

1.6 터보 엔진 장착으로, 이전보다는 가속력이 분명하게 좋아졌다. 가볍게 밟아도 힘이 느껴지는데, 초반 찰나의 머뭇거림을 제외하곤 가속내내 버거운 느낌이 드는 순간은 없었다. 사양을 보면 최대 출력은 204마력, 최대 토크도 195파운트피트에 달한다. 터보 엔진을 넣다보니 성능은 좋아져도 연비는 떨어졌을 것으로 예상하는 운전자도 있지만, 사실 연비도 13% 정도 더 향상됐다.

부드러운 가속과 감속, 과속 방지턱 등의 충격 완화 등 일단 도심 주행은 손색이 없었다. 고속도로에서도 터보 엔진과 7단 듀얼 클러치 변속기(DCT)의 컴비네이션 등이 안정감있으면서 박력 넘치는 주행을 선사, 동급차량에 비해 월등했다. 노멀 모드에서는 2000~3000rpm 구간, 스포츠 모드에선 초반 가속 시점부터 터보가 작동했다. 고속도로를 빠져나와 커브길이 잦은 로컬과 산간 도로에서 부드러운 코너링과힘도 합격점. 차선 이탈방지 시스템, 앞차량 과의 거리를 4단계로 조절할 수 있는 스마트 크루즈 등은 반자율 주행을 가능케 해 꽤나 유용했다. 후측방 및 전방 추돌방지 시스템 등이 주행 안정감을 높였으며, 스마트폰 무선충전 시스템, 고퀄리티 스피커 등도 돋보이는 기능 중 하나였다.

▶경쟁력있는 가격

박스카의 선두주자로 성능과 연비, 디자인까지 전반적으로 향상된 쏘울은 올해 큰 인기를 끌 것으로 예상된다. 가격도 경쟁력있는 수준으로 폭넓게 책정돼 있다. 시작가는 Soul LX 6MT(2.0L I4) 1만7490달러, LX IVT (2.0L I4) 1만8990달러, S IVT(2.0L I4) 2만290달러, GT라인 IVT(2.0L I4) 2만290달러, X라인 IVT(2.0L I4) 2만1490달러, EX IVT(2.0L I4) 2만2690달러, 그리고 GT라인 7DCT(1.6L turbo I4)가 2만7490달러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