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오픈
거센 바닷 바람에 변덕 날씨
발목 깊이 찐득한 러프도 함정

13일부터 제119회 US오픈 골프 챔피언십이 열리는 페블비치 골프 링크스에서 선수들은 최소 2가지의 악조건과 싸워야 한다.
태평양 연안에 위치한 페블비치 골프 링크스는 굳이 골프를 치지 않더라도 풍경을 구경하기 위해 입장료를 내고 들어와 구경할 정도로 빼어난 경치를 자랑한다. 당연히 코스도 최고여서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코스라는 수식어 따라붙는다. 하지만 이번 US오픈을 앞둔 선수들에게는 빼어난 풍광은 전혀 눈에 들어올 수가 없다. 시시각각 변하는 날씨에다 악명높은 USGA(미국골프협회)의 코스 세팅 때문이다.
일단 대회 기간 내내 날씨는 좋을 것으로 예보됐다. 하지만 바다가 바로 옆이어서 이 예보의 정확도는 상당히 떨어진다.
개막을 하루 앞둔 12일에도 오전 8시 경에는 약간 쌀쌀했지만 쾌청한 날씨로 라운드하기에는 아주 좋은 조건이었다. 그런데 2시간여가 지날 쯤 바다에서 안개가 자욱히 밀려들어와 파3홀 티잉 그라운드에서 핀의 위치가 정확하게 보이지 않을 정도가 됐다. 그러더니 잠시 후 바람의 세기가 점점 강해지더니 안개는 걷혔지만 흐린고 추운 날씨가 오후 내내 계속됐다.
특히 바람은 선수들에게 최대의 난적이다. 태평양에서 불어오는 바람은 풍속과 풍향이 수시로 바뀐다. 다행히 폭풍우같은 강한 바람이 불진 않았지만 드라이빙 레인지에서 바람에 맞서기 위해 낮게 깔아치는 연습을 하는 선수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대회 기간 예보된 날씨에 따르면 비가 올 확률은 10%에 불과하다. 구름이 많긴 해도 햇빛을 가릴 정도는 아니다. 바람도 전반적으로 잠잠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1라운드와 4라운드 때는 시속 14㎞, 2라운드와 3라운드 때는 시속 17㎞의 바람이 분다고 기상 당국은 내다봤다. 그러나 12일 예보도 이와 비슷했지만 선수들이 신경을 써야할 정도로 날씨가 급변했다.
골프장이 위치한 곳이 바닷가인데다 몬트레이 반도에 위치하고 있어 예보와는 다른 기상 상황이 충분히 발생할 수 있어 선수들을 긴장하게 만든다.
코스도 쉽지 않다. 페어웨이 폭을 평소보다 훨씬 좁게 세팅했고, 러프는 성인의 발목이 완전히 보이지 않을 정도로 길러놨다. 예년 US오픈 개최지의 엄청난 러프에 비하면 짧은 편이긴 하지만 잔뜩 물을 먹은 찐뜩한 페블비치의 러프는 빠져나가기가 쉽지가 않다. 손목에 힘을 최대한 주어야 러프를 이길 수 있다. 여기에다 티샷이 러프로 향할 경우 떨어지는 지점에 그대로 공이 멈춰서기 때문에 비거리에서도 큰 손해를 보게되기 때문에 일단 티샷이 러프에 빠지면 파세이브하기도 만만치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