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대선후보 '트럼프 대항마'로 미셸 오바마 급부상…본인은 "가능성 제로" 일축

[뉴스진단]

"다른 후보들론 이기지 못한다" 지지층 확산
'트럼프 오른팔'이었던 배넌까지 "최적 후보"
선거꾼들 "뒤늦게 나와도 최종대선후보 확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부인인 미셸 오바마(55·사진) 여사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을 저지할 민주당의 대항마로 다시 주목받고 있다. 한때 트럼프 대통령의 오른팔로 불린 선거전략 전문가 스티븐 배넌 전 백악관 수석전략가까지 미셸 여사의 승리 가능성을 높게 보면서부터다.

배넌은 11일 폭스뉴스 프로그램 '선데이 모닝 퓨처스'에 출연해 20여명의 후보가 난립한 민주당의 대선후보 경선 레이스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과 1대1로 맞설만한 사람은 지금 무대 위에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민주당 후보들 가운데 선두주자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의 2020년 대선 승리 가능성을 낮게 본 것이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을 꺾는 것이 최우선 목표인 민주당은 아직 경선 레이스에 뛰어들지 않은 '잠룡'가운데 최선의 선택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가 꼽은 '잠룡'은 미셸 여사와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이다. 이들 3인방은 그동안 출마 계획이 없다고 밝혀 왔다.

특히 미셸 여사는 지난 7월에도 "내 출마 가능성은 제로(0)"라며서 "민주당 경선에서 승리하는 후보를 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민주당 지지층에서는 미셸 여사의 출마에 대한 기대를 버리지 못하고 있다. 최근에는 '반(反)트럼프'성향으로 유명한 다큐멘터리 영화감독 마이클 무어가 앞장섰다. 무어는 지난 1일 MSNBC 방송에 출연해 민주당 대선후보 TV토론에 대해 "민주당 제도권 정치인들의 토론을 지켜보니 답이 안 나온다"며 미셸 등판론을 제기했다. 무어는 "미셸이라면 토론에서 트럼프를 누를 것"이라며 "트럼프는 미셸을 괴롭힐 수 없을 것이고 별명을 붙일 수도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배넌은 미셸 여사 같은 유력주자는 설령 뒤늦게 경선에 뛰어들더라도 내년 7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충분히 최종 대선후보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른 후보들이 열심히 표밭을 일궈온 아이오와나 사우스캐롤라이나 등 초반 경선지역에서는 대의원 표를 획득하지 못하겠지만, 대세론이 형성되면 이들 지역 대의원 표심도 전당대회에선 바뀐다는 것이다.

배넌은 "민주당 경선이 시작되는 11월 말이나 12월 말에도 경선에 참여할 충분한 기회가 있다"고 강조했다.

미셸 여사는 시카고 흑인 노동자 가정에서 태어나 하버드대 로스쿨을 거쳐 주류사회에 편입했지만 정체성을 외면하지 않고 늘 소수자를 대변해 왔다. 지난해 미 갤럽이 미국인을 대상으로 조사해 선정한 '가장 존경하는 여성'1위에 뽑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