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지난 13일 LA시의회 12지구 보궐선거 결과, LA한인사회가 간절히 기원했던 한인 2세 존 이(49세) 후보가 마침내 '샴페인'을 터뜨리며 한인 사상 두번째로 시의회에 입성하는 쾌거를 만들어냈다.

지난 예선에서 상대후보인 로레인 런드퀴스트에게 438표차 2위로 결선에 올랐던 것과 비교해보면, 결선에서의 득표차 1329표는 박빙의 승부가 예상됐던 이번 선거에서 분명 의미있는 수치라고 볼 수 있다. 더욱이 역대 12지구 선거에서 투표 한인 유권자수가 보통 600여 명에 그쳤던 것에 비해 적어도 2~3배는 더 투표에 참가한 것으로 나와, 이 또한 고무적인 현상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여전히 갈길은 멀다.

12지구의 전체 한인 유권자수는 4500명 정도로 파악된다. 비록 잔 이의 당선에 한인 유권자들이 큰 몫을 담당하긴 했지만 매번 그렇듯 많은 한인 유권자들이 권리 행사에 등을 돌렸다.
그들을 끌어내야 한다. 한인 유권자들의 목소리를 더 내야한다.

그 이유는 존 이 당선자가 이번 보궐선거에선 승리했지만 바로 불과 6개월여 앞(2020년 3월)에 또 다시 선거를 치뤄야하기 때문이다. 특히 2020년은 대선과 맞물려 있어 공화당원인 존 이 당선자에게는 힘든 싸움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존 이 당선자는 정당, 인종, 종교 등에 얽매이지 않고 "유권자의, 유권자에 의한, 유권자를 위한" 메세지에 부합하는 선거 캠페인을 펼쳐 유권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이 또한, 정치를 꿈꾸는 한인 정치 지망생들은 물론, 다음 선거를 준비하고 있는 한인 정치인들에게는 '타산지석'으로 삼아야할 본보기가 될 것이다.

2020년은 또 다른 미주 한인사회의 정치사를 써내려야갈 중요한 '분수령'이 되는 '해'가 될 것이다.

LA시의회에서 두 명의 시의원(데이빗 류, 존 이), 연방하원에서 두 명의 하원의원(미셸 스틸 박, 영김)이 탄생될 수 있도록, 남가주 한인사회가 그 동안의 역량을 모아모아 '행복한 결말'을 만들어 갔으면 한다.

사족 하나. 존 이 당선자자에게 작은 '바람'(wish)이 있다. 더 많은 한인들과의 소통을 위해 한국어 구사 능력 증진에 힘써줬으면 하는 것이다.(어렸을 때 이민온 존 이 당선자는 한국말을 거의 못한다.) 사실 데이빗 류 시의원도 시의원에 출마했을 당시만해도 한국어 구사 능력이 형편없었다. 하지만 정치권에서 활동하면서 나름대로 한인사회와 소통하는데 큰 문제가 없을 정도로 한국어 능력을 키워나갔다. 많인 한인들이 그 점에 대해서 류 시의원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내년 3월 선거에서 존 이 당선자가 멋진 한국말을 구사하며 한인 유권자들을 너도나도 투표장으로 나오게 하는 장면을 미리부터 상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