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방탄소년단(BTS)이 데뷔 첫 장기휴가를 마치고 아미(팬덤명) 곁으로 돌아왔다.

방탄소년단은 국내는 물론 전세계를 자신들의 음악으로 사로잡으며 단숨에 ‘K팝 열풍’의 주역이 됐다. 멤버들의 가치관이 담긴 곡과 에너지 넘치는 퍼포먼스에 전세계는 열광했고 ‘21세기 비틀즈’라는 영광스런 수식어까지 얻게 됐다. 그렇게 숨돌릴 틈 없이 바삐 달려온 방탄소년단은 지난달 12일 데뷔 첫 장기휴가에 돌입했다.

앞서 빅히트 엔터테인먼트는 공식 SNS를 통해 “이번 장기 휴가는 데뷔 이후 쉼 없이 달려온 방탄소년단이 뮤지션으로, 그리고 창작자로서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기 위한 재충전의 시간이 될 것입니다. 짧지만 평범한 20대 청년으로 일상의 삶을 즐길 시간이기도 합니다”라며 “휴가 기간 동안 방탄소년단은 각자의 방식으로 휴식을 취할 계획입니다. 만약 예상치 못한 곳에서 방탄소년단과 마주치더라도 멤버들이 온전히 개인적인 시간을 즐길 수 있도록 팬 여러분들의 배려 부탁드리겠습니다. 방탄소년단은 재충전의 시간 후 더욱 멋진 모습으로 팬 여러분들의 사랑에 보답하겠습니다”라고 당부했다.

아이돌그룹이 장기휴가를 공식화한 것도, 또 대중과 팬들에게 이들이 온전히 쉴 수 있을 배려를 당부한 것도 이례적인 일이었다. 하지만 이 공지를 본 이들 역시 수긍할 수밖에 없었다. 그만큼 방탄소년단에게 이번 휴가는 꼭 있어야만 하는 시간이기도 했기 때문. 방탄소년단의 월드투어 과정을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 ‘브링 더 소울:더 무비’ 등에서도 연이은 월드투어에 지친 멤버들이 체력적 문제를 호소하기도 하고 부상으로 이어지는 모습을 보여 안타까움을 더했다.

무대 위에서는 세상 화려한 그들이지만 무대를 내려오면 20대 청춘이기도 했다. 팬들은 이들의 최대한 자유로운 휴가를 위해 배려했다. 외신들도 이 같은 소식을 전할 정도로 화제였다. 덕분에 방탄소년단은 멤버마다 국내·외 여행 등을 다니는 등 오롯이 자신에게 집중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을 보냈다. 추석에도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 재충전을 이어갔다. 놀랍게도, 이 같은 동선은 모두 방탄소년단이 직접 알려왔다. 팬들이 자신들을 배려해준만큼 이들 역시 꾸준히 소통의 끈을 놓지 않으며 자신들이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을 이어갔다.

방탄소년단이 글로벌 스타로 발돋움하기까지 SNS 소통을 빼 놓을 수 없다. 그만큼 그들은 바쁜 스케줄 속에서도 팬들과 일상을 공유해왔다. 신비주의가 팽배하던 아이돌 세계에서 새로운 방식이었다. 이는 장기 휴가 때도 다르지 않았다. 방탄소년단은 어디를 가는지, 무엇을 했는지 팬들에게 알리며 추억도 함께 공유했다. 가장 먼저 뷔가 차 안에서 이동중인 영상을 공개했고, RM은 전통가옥에서 찍은 사진을 게재했다. 지민은 아미들의 근황을 물었고, 멤버끼리 혹은 반려견과 함께한 셀카도 연이어 올라왔다.이번 휴가에서 방탄소년단은 낚시도 하고 동료의 공연을 보러 가는 등 휴가를 즐겼다. 정국은 이런 일상에 “여러분 덕분에 너무 행복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감사하다”라고 고마움을 전하기도. 또 휴가 사이에 있었던 정국과 RM의 생일도 멤버들이 축하하며 훈훈함을 더했다. 거의 하루도 빠짐없이 게시글이 올라왔고 RM은 생일을 맞아 아미들에게 자필 손편지를 쓰며 애정을 드러냈다. RM은 “우리가 한시간이라도 더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사랑합니다”라고 전했다.

이렇게 5주간의 휴가를 보낸 방탄소년단의 첫 휴식이 마침표를 찍었다. 멤버들은 지난 16일 해외 스케줄을 위해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출국했다. 공항에서 포착된 멤버들의 모습은 밝았다. 이후로도 방탄소년단의 소통은 계속되고 있다. 방탄소년단은 다시 본업으로 복귀해 ‘열일’을 이어가고 있다. 내달 11일에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수도 리야드에 위치한 킹 파드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공연을 진행할 예정이다.

재충전을 마친 방탄소년단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해외에서도 다수의 러브콜이 쏟아져 연말까지도 바쁜 일정이 될 전망이다. 이번 휴식은 방탄소년단에게 데뷔 처음으로 꽤나 긴 휴가였지만 공백이 느껴지지 않을만큼 각자 개성 넘치는 방식으로 아미와 꾸준하게 소통했고, 때문에 그동안 데뷔 혹은 컴백을 한 아이돌그룹이 쏟아졌음에도 불구하고 방탄소년단의 존재감은 여전히 뜨거웠다. 추석에는 퓨전 한복을 갖춰 입은 모습으로 글로벌 스타다운 행보로 호평을 받기도.

무엇보다 방탄소년단의 장기휴가가 가능하기까지는 빅히트 엔터테인먼트의 큰 결단이 주요했다. 이와 같은 결정은 ‘신의 한 수’가 돼 가요계에도 좋은 선례로 남았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인기 아이돌그룹들은 일정이 분, 초 단위로 쪼개질만큼 살인적인 스케줄을 소화하기도 한다. 그러면서 몸 뿐만 아니라 멘탈적으로도 많은 위험요소가 있는게 현실이다. 그런데 이번 방탄소년단의 휴가는 다른 그룹들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거 같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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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빅히트 엔터테인먼트